393. 세모.(我田日記 '25.12.23)
1. 달력을 새로 걸었다. 올핸 달력 인심이 좋아졌나, 몇 군데에서 달력을 보내준다. 묵은 달력을 걷어내고 새 달력에 붙은 12월을 편다. 말린 자국 때문에 어정쩡하게 걸려 있는 12월 남은 날들은 잉여, 에누리, Margin 따위의 느낌이 들어 뭔가 얼른 치워버리고 싶다란 생각이 들곤 한다. 그런데, 퍼뜩 다시 돌아보니, 이 날들이 그런 의미가 결코 아니다. 이 나이 들어 명 재촉하는 짓에 다름 아니다. 한 순간, 한 순간을 아쉬움과 알뜰함으로 빚어내야 할 처지에 이게 왠 망발이란 말인가. 2. 왠만하면 집사람과 같은 침대에서 잔다. (혼자만 취했다거나, 저녁 먹으며 한 소리 들은 경우 등을 제외하곤) 잠결에 서로의 손이 맞닿으면 지긋이 움켜쥔다.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.. 이럴 시간도 얼마나 더 남았겠느냐는 아쉬움 때문에 아담한 몸뚱이 전체가 귀한 보물인 것이다. 새벽에 소변 보러 일어나면 그때 작은 방으로 옮겨 휴대폰을 켠다. 세상사 돌아가는 것도 좀 알아야겠고,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수시로 페북에 뜨는 "나이든 여자와 데이트하겠냐"는 릴스도 좀 봐야 하니까.. (영어 공부 차원이다) 그리곤 날짜와 날씨를 확인한다. 그렇구나, 한 1주일 정도 남았구나. 2025년도도..